나는 영영제를 믿지 않았다. 호주에서 같이 지내던 룸메이트는 하루에 한 알씩 먹는 비타민C 영양제를 세 알이나 먹곤 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건강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생각했다. 또 한 번은 '영양제 무용론'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대부분 영양소는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영양소는 체내에 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영양제는 효과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럴듯해 보였다.

 

그런데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으며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7만 년 전 수렵채집인은 사냥한 동물, 나무 열매, 풀, 곡류 등 다양한 음식을 먹었다. 1만 년 전 농업혁명 이후부터 사람들의 먹는 양은 수렵채집인에 비해 늘었지만, 먹는 음식의 종류는 쌀과 밀로 제한되었다. 초등 입맛을 지닌 내가 밥과 고기 외 음식은 입에 잘 대지 않는 다는 점이 그 증거다. 문제는 나의 몸이 원시인의 몸과 하드웨어 측면에서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내 몸은 7만 년 동안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했던 몸의 후손이다. 그런데 나는 탄수화물과 단백질만 내 몸에 밀어 넣었다. '영양 불균형으로 몸 한구석이 썩어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한날 유명 약사 유튜버의 영상을 보았다. 이 약사는 대학병원에서 일하다가 약국을 개업했는데, 약국 근처에 한 병원 때문에 영양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 병원은 의학적 치료와 영양 요법을 병행해서 난치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 약사는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영양제를 공부했고 그 내용을 유튜브를 통해 대중들과 공유했다.

 

이 약사는 '영양제를 딱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오메가3'라고 답했다. 오메가3는 만성 염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원인을 알 수 없는 몸의 통증은 만성 염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마그네슘과 비타민B 영양제를 추가로 복용하라고 추천한다. 마그네슘은 천연 신경안정제로 불릴 정도로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비타민B는 충분한 용량을 복용할 경우 피로회복에 좋다고 알려졌다. '오메가3, 마그네슘, 비타민B' 영양제를 먹어보기로 했다.

 

영양제를 고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성분을 따지기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여러 가지 영양제를 조합해야하는 경우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 약사는 좋은 제품을 추천해준다. 첫 번째는 스포츠리서치사의 '트리플 스트렝스 오메가3'이다. 장점으로 오메가3 함량이 높고 가격이 적당하다. 두 번째는 쏜리서치사의 '베이직 뉴트리언트 2데이 캡슐'이다. 종합비타민으로써 비타민B군 함량이 높으며 체내에 흡수가 잘 되는 고품질 원료로 만들어졌다. 다만 가격이 좀 비싸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한 종합비타민에는 마그네슘 함량이 부족하므로 같은 회사의 '칼슘-마그네슘 말레이트 캡슐'을 추가로 섭취할 것을 추천한다. 위 제품을 기준으로 하루에 오메가3 3알, 마그네슘 4알, 종합비타민 2알을 먹는다. 쿠팡 로켓배송으로 두 달 치를 구매하니 12만 원이 나왔다. 해외직구인데 주문한 지 이틀 만에 도착했다.

 

영양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건강의 기본은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이라고 믿는다. 다만 편식하는 습관으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보충하는 용도로 영양제를 활용할 뿐이다. 1년 정도 영양제를 복용하면서 그 효과를 주관적으로나마 확인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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